2009년 2월 19일 목요일

[펌] 해열

환절기 필수 상식 ‘아기 열 잡는 법
우리 몸에 병균이 침투했거나 몸에 이상이 생겼을 때 몸이 반응하여 일으키는 증상이 ‘열’이다. 한마디로 열은 우리 몸이 외부 균과 싸우는 신호인 셈인데, 병이 나면 몸의 기능을 높이기 위해 체온을 높이므로 열이 난다는 것은 우리 몸이 좋아진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한양대학교 소아과 김남수 교수는 “몸에 이상이 있으면 그 이상을 일으키는 원인이 무엇인지 밝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그 원인을 밝힌 뒤 치료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열을 떨어뜨리는 것은 차선책입니다”라고 강조한다. 열 자체는 병이 아니라 증상에 불과하므로 열을 떨어뜨린다고 해서 병이 낫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열나는 것을 보고도 그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 열을 신호로 다른 병이 생길 수도 있으므로 아이가 열이 나면 집에서 정확한 체온을 재고, 열을 내리는 조치를 적절하게 취해야 한다. 그리고 열이 심한 경우에는 병원으로 달려가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열이 느껴지면 체온부터 정확히 잰다
열이 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열을 재는 것’이다. 흔히 엄마들이 아기의 이마를 만져봐서 따뜻하면 열이 있다고 판단하여 병원에 가는 경우가 있는데, 보통 엄마의 체온이 아기보다 낮기 때문에 실제로 아기가 열이 없어도 상대적으로 열이 있는 것처럼 느끼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열이 느껴지면 반드시 체온계로 정확하게 재어 확인해야 한다.

아기의 정상 체온은?_ 열은 체온이 정상 범위보다 더 높게 올라가는 현상을 말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나이가 어릴수록 체온이 높은 편이다. 1세 이하는 37.5℃, 3세 이하는 37.2℃, 5세 이하는 37℃가 정상적인 체온이다. 7세가 넘으면 어른과 비슷한 36.6~37℃가 정상적인 체온이다. 그러므로 아기의 체온이 어른보다 약간 높다고 열이 있는 것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항문으로 재는 직장 온도가 38℃ 이상, 구강 온도는 37.5℃ 이상, 겨드랑이 온도는 37℃ 이상일 때 열이 있다고 한다.

어떻게 재야 정확할까?_ 아이를 키우는 가정이라면 당연히 체온계 하나 정도는 구비해 두어야 한다. 시중에는 수은 체온계, 전자식 체온계, 귀에 넣어 온도를 재는 적외선 체온계, 테이프형 체온계 등 다양한 형태의 것이 나와 있다. 귀 체온계는 귀에 체온계 끝을 대고 1~3초간 누르면 되고, 테이프형은 가슴이나 겨드랑이 등의 맨살에 대는 것만으로도 간편히 체온을 잴 수 있어 많이 사용되고 있다.


항문으로 체온을 잴 때는 수은이 들어 있는 수은주에 바셀린을 바르고 항문을 손으로 벌려서 밀어 넣고 한손으로 오므려준다. 체온계 끝을 영아의 경우 5㎝, 큰아이의 경우 7㎝ 정도 넣고 움직이지 않도록 아이를 잘 잡고 있어야 한다. 약 2분 정도 지난 후에 눈금을 읽으면 된다. 체온을 잰 뒤에는 아기의 항문을 닦아주고, 사용한 체온계는 비눗물로 깨끗이 씻은 뒤 알코올 스펀지로 깨끗이 닦아둔다. 그리고 체온을 재는 사람은 세균 감염의 위험이 있으므로 체온을 재고 난 뒤에는 손을 깨끗이 씻도록 한다. 항문으로 잴 때는 가급적 항문 전용 체온계를 사용하도록 한다.


겨드랑이로 체온을 잴 때는 우선 아이의 겨드랑이에 있는 땀을 잘 닦아야 한다. 수은주가 겨드랑이 중앙에 들어가 있는 것을 확인한 후에 팔을 몸에 밀착시키고 4~5분쯤 후에 눈금을 읽으면 되는데, 체온을 재는 동안 체온계가 밑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아이가 체온계를 입으로 깨물지 않을 때가 되면 입에 넣어 체온을 잰다. 보통 5세 정도는 지나야 안전한데, 아이에게 물지 말라고 주의를 주면서 재도록 한다. 혀 밑에 수은주를 넣고 입을 다물게 한 후 3분 정도 지켜보도록 한다.


한편 체온은 겨드랑이로 재는 것보다는 입안에 넣어 재는 것이 낫고, 입안보다는 항문으로 체온을 재는 것이 좀더 정확하다.

올바른 체온계 사용법_ 아는 사람에게 당연한 일이 모르는 사람에겐 무척 당황스러운 일일 때도 있다. 일반적인 수은 체온계의 경우 기본적인 상식은 ‘눈금은 35℃부터 42℃까지 있으며, 한 번 올라간 눈금은 털기 전에는 절대 내려가지 않는다’는 것. 그러므로 체온계를 사용할 때는 수은주가 아래로 내려왔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만약 체온계의 온도가 37℃가 넘어 있다면 체온계의 위쪽을 손으로 잡고 손으로 탁탁 털어서 눈금이 37℃ 아래로 내려가게 한 뒤에 체온을 재도록 한다.


전자 체온계를 사용할 때는 스위치를 켜고 조금 있다가 재야 하며, 몸에 충분히 밀착시키고 재야 한다. 또한 아이들이 활동을 많이 했을 경우에는 체온을 재면 안 되는데, 그 이유는 뛰어놀면 신진대사가 증가되어 약간 체온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체온을 잴 때는 재는 부위의 땀을 잘 닦고, 충분한 시간 동안 지켜보아야 한다.

해열제는 열이 심할 때 정량만 먹인다
열을 내리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이 해열제를 먹이는 것이다. 해열제를 사용하면 특별히 물로 닦아주지 않고도 손쉽게 열을 내릴 수 있다. 물수건으로 닦아줄 수 없는 곳에서 열이 나거나 밤에 갑자기 열이 날 경우, 고열일 때 사용하도록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용량이나 횟수 등을 체중과 월령에 따라 지시대로 복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기가 약을 못 먹거나 토할 때에는 좌약을 사용하는 것도 괜찮다.


일부 엄마들이 좌약은 안전해서 해열제와 같이 쓸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매우 위험한 생각이다. 좌약도 엄연한 약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경구용 해열제를 먹고 열이 떨어지지 않았다고 의사와 상의 없이 좌약을 추가해서 쓰면 안 된다. 급작스럽게 열이 나는 경우가 아니라면 대개의 경우 아기의 컨디션이 나빠서 이미 병원을 다녀왔을 것이므로, 사전에 열날 때를 대비해서 해열제에 대한 의사의 처방을 받도록 한다.

좌약과 먹는 약, 어떤 것이 좋을까?_ 항문에 넣는 좌약과 입으로 먹는 해열제는 모두 동일한 성분으로, 형태만 다르다고 보면 된다. 일례로 아세트아미노펜이라는 약을 좌약 형태로 만든 것이 써스펜 좌약이고, 먹는 형태로 만든 것이 타이레놀이다. 그러므로 해열제 사용시 좌약으로 할 것인가 입으로 먹일 것인가는 효과를 기준으로 결정하기보다는 아기에게 어느 것이 편하고 받아들이기 쉬운가를 생각해서 결정하면 된다. 토하는 아기는 좌약을 사용하는 것이 좋고, 큰아이처럼 항문에 넣는 것을 싫어하는 경우는 입으로 먹이는 것이 좋다. 경기를 하는 등 의식이 없는 아기는 먹는 해열제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좌약의 형태로 사용해야 한다.

해열제 세게 쓰면 열이 잘 떨어질까?_ 어떤 형태의 해열제이든지 해열제는 정량을 써야 한다. 많이 쓰면 열은 떨어뜨리기 쉬워도 아기의 몸에 매우 나쁘다. 열은 병이 아닌 증상이므로 열을 빨리 떨어뜨린다고 병이 얼른 낫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무리해서 해열제를 먹일 필요가 없다.

 

오히려 열이 안 떨어진다고 해열제를 너무 많이 쓰면 간에 손상을 주거나 저체온이 될 수 있으므로 절대로 남용해서는 안 된다. 물론 아기가 열이 펄펄 끓는데도 불구하고 처방전만 상기하며 조바심을 태우는 것도 어리석다. 처방전대로 혹은 약 설명서대로 했는데도 고열이 계속되거나 점점 심해진다면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병원으로 가는 것이 현명하다.

좋은 해열제가 따로 있나?_ 현재 여러 종류의 해열제가 사용되고 있다. 의사들마다 선호하는 약이 다르지만 특별히 더 나은 것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어느 소아과 약이 잘 듣는다, 안 듣는다 하는 것은 엄마들이 흔히 듣고 경험하는 큰 오해 중의 하나이다.

 

타이레놀이나 써스펜 등 시중에 나와 있는 해열제는 세계적으로도 널리 사용되고 있는 것이므로 어떤 것을 사용해도 무방하다. 다만 아스피린을 독감이나 수두와 같은 병에 사용하면 아주 드물긴 하지만 ‘라이’라는 무서운 병에 걸릴 수도 있기 때문에 소아과에서는 아스피린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추세다.

고열일 땐 옷을 벗기고 물로 닦는다
열사병, 의식 장애, 열성 경련, 항문 온도 41.1℃ 이상일 때와 같이 응급 상황에서는 온몸을 물로 닦는 것이 필요하다. 또 해열제를 먹이고 30분이 지나도 체온이 직장 온도가 40℃ 이상일 경우에는 온몸을 물로 닦아주어야 한다. 그런데 물로 닦아주라고 하면 대부분의 엄마들이 5분 이상을 넘기지 않으며, 닦는 부위도 손이나 발이 고작이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는 해열 효과를 보기 어려우므로 다음과 같은 원칙을 반드시 지켜서 닦아주어야 한다.

우선 옷부터 다 벗겨라_ 아기가 아파서 괴로워하거나 운다고 안고 닦으면 아기의 몸은 엄마의 몸과 접촉되어 더욱 보온이 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또한 아무리 얇은 옷이라도 입고 있으면 복사열이 나가는 것을 막아 보온이 된다. 열과 함께 오한기가 있다고 이불을 덮어주는 엄마들도 많은데, 그렇게 해서는 열이 떨어지지 않는다. 팬티와 기저귀까지 모두 벗기고 물로 닦아야 함을 명심하자.

미지근한 물(30℃)에 수건을 적셔라_ 찬물이 아닌 ‘미지근한 물’에 수건을 적셔 아기의 몸을 닦아주어야 한다. 찬물로 몸을 닦아주면 추워하며 떨게 되고, 아기가 힘들고 괴로워해서 실패하기 쉽다. 그리고 이때 온몸을 떠는 이유는 근육에서 열을 더 발생시키기 위해서이므로, 아기가 떠는 것 그 자체는 열을 내리는 데 오히려 역효과를 초래한다.

 

게다가 찬물은 피부의 말초혈관을 수축시켜 피의 순환을 막아 효과적인 해열에 지장을 준다. 열은 피부를 통해서 발산되는데, 피부로 피가 적게 가면 열이 잘 안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열이 날 때는 반드시 ‘미지근한 물’로 닦아야 한다.

온몸을 닦아라_ 예전엔 열이 난다고 하면 얼음주머니를 만들어 이마에 올려둔 채 정작 이불은 꼭 덮고 있는 것이 일반적인 풍경이었다. 아직도 아기에게 열이 나면 찬 물수건을 이마에 얹어두는 엄마들이 있는데, 열은 이마에만 나는 것이 아니라 몸 전체에서 나는 것이다. 머리, 가슴, 배, 겨드랑이, 사타구니까지 온몸을 닦아주어야 열이 떨어진다.

물이 뚝뚝 떨어지게 닦아라_ 수건을 꽉 짜지 말고 닦아야 한다. 꽉 짠 수건으로 아기의 몸을 닦으면 열이 기화되는 효과를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아기를 물속에 담그기보다는 물수건으로 닦으며 아기의 몸을 노출시키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아기가 몸 닦기를 심하게 거부한다면 30℃ 정도 되는 5㎝ 정도의 높이로 물을 담은 욕조에 아기를 담그고 닦아주어도 좋다.

쉬지 말고 계속 닦아라_ 열이 떨어질 때까지 문지르는 느낌으로 닦아준다. 2~3번 물수건으로 닦아도 열이 그대로인 경우 엄마들이 당황하는 경우가 많은데, 적어도 20분 이상 쉬지 않고 계속 닦아야 한다. 그리고 물수건을 몸에 덮어두어서도 안 된다. 열이 나면 말초 피부혈관이 수축을 하게 되므로 적당히 문지르듯이 닦아주어야 피부의 혈관을 확장해서 피가 통하게 된다.

편히 쉬게 하고 물을 충분히 먹인다
열이 날 때 목욕을 시키면 체력 손실이 크게 되므로 되도록이면 하지 않는 게 좋다. 단, 열이 아주 높거나 심한 설사, 구토, 축 늘어지는 증세만 없다면 손발이나 엉덩이를 씻기는 정도는 무방하다. 아이 스스로 목욕을 원하거나 몸이 더러워져 짜증을 내는 경우라면 따뜻한 방안이나 목욕탕에서 더운물로 가볍게 시키도록 한다. 아기든 어른이든 아플 때 무엇보다도 좋은 약은 집에서 푹 쉬는 것. 체력이 약한 아기들의 경우는 놀아주기보다는 푹 쉬게 하는 것이 회복에 많은 도움이 된다.


신생아는 아무런 병이 없는데도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거나 그 밖의 다른 이유로 탈수가 되면서 고열이 날 수 있는데, 이것을 ‘탈수열’이라고 한다. 이럴 땐 수분 공급만 충분히 해주어도 열이 급속도로 떨어진다. 아기가 안 먹는다고 금식시키지 말고 평소에 잘 먹는 것으로 조금씩 자주 나누어준다. 3개월 미만의 아기가 열이 나면 탈수열 외의 중대한 질환이 의심되므로 반드시 의사에게 보여야 한다.

이럴 땐 얼른 가까운 병원으로 간다
아기가 열이 날 때 감기처럼 급하게 병원에 가지 않아도 되는 병이 있는 반면, 바로 진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3개월 미만의 아기가 열이 나면 이것은 심각한 병일 수 있는데, 이 나이에는 폐혈증이나 폐렴, 뇌막염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잘 살펴보아야 한다. 그리고 어린 아기일수록 상태가 급격히 나빠질 수 있으므로 해열제를 먹고 기다리는 것보다는 바로 병원으로 달려가는 것이 상책이다.


다음과 같은 경우 반드시 의사의 진찰을 받도록 한다. 먼저 열이 39℃가 넘거나 전에 경련을 일으킨 적이 있는 경우, 한눈에 보아도 많이 아픈 듯한 표정이거나 깨워도 잘 깨지 않거나 의식이 없는 경우, 머리가 심하게 아프다거나 목이 뻣뻣한 경우, 갑자기 잘 못 삼키고 침을 질질 흘리는 경우도 요주의 상황이다. 그런가 하면 고개를 숙이지 못하거나 숨을 제대로 못 쉬는 경우, 특별한 원인 없이 24시간 이상 열이 나는 경우에도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병원으로 달려가는 것이 좋다.


BOX
가습기와 열의 상관관계

많은 엄마들이 열나는 아기를 위해 가습기를 틀어주라는 의사의 충고에 고개를 갸우뚱한다. 가습기가 열을 떨어뜨리나? 물론 가습기가 직접적으로 열을 떨어뜨리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아이가 열이 나고 가래가 끓는 호흡기 질환에 걸렸을 때 가습기를 쓰면 열이 떨어지고, 가래가 묽어지며 목도 한결 부드러워진다. 또 가습기 덕분에 건조했던 실내 습도가 올라가니 숨쉬기가 편안해지는 효과도 있다. 그러나 가습기는 다음과 같은 원칙을 지켜서 틀어야 한다.

1. 잠자리에 들 때 중간 이하로 가습 용량을 줄인다.


2. 수시로 환기한다. 가습기 탓에 실내가 너무 습해지면 곰팡이가 번식하기 때문이다.


3. 가습기 물은 언제나 깨끗이 관리한다. 가습기 내부에 먼지가 끼는 등 관리를 소홀히 하면 물속에 세균이 자라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정수된 물이 가장 좋으며, 수돗물은 하루쯤 받아둬 불순물을 가라앉힌다. 아기가 있는 집에서는 끓여서 식힌 물을 쓰는 것이 좋다.


4. 내부도 깔끔하게 관리한다. 베이킹 소다나 연성 세제로 적어도 이틀에 한 번씩 청소해 곰팡이 따위의 번식을 막는다.


5. 평소엔 물통을 비워두는 게 좋다. 가습기를 안 쓸 때는 물을 빼둬야 곰팡이가 생기지 않는다.


6. 침실이 아닌 곳에 두고 틀어야 한다. 가습기는 최소한 코와 2~3m 떨어진 곳에 놓아야 하며, 되도록이면 다른 방에 두어서 간접가습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습기를 머리맡에 두고 자면 굵고 차가운 수분입자가 호흡기로 바로 들어가 기관지 점막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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